올해도 어김없이 김장철이 돌아왔습니다
1년에 한 번뿐이지만 집안의 큰 행사 중 하나인지라 은근 신경쓰인답니다
올해는 양을 많이 줄인다고 했는데도 많네요
밭에서 배추 뽑아서 제차로 올렸습니다
트렁크에 꽉 채우니 70포기 들어가는데 2번 옮겼으니 올해는 140포기...
많이 줄긴 줄었네요^^
곶감도 이쁘게 깍아 주렁주렁 달아 놓으셨네요
어릴 적엔 감은 입에도 안댔는데...
나이 먹으면서 감이 좋아지네요
특히 시원한 홍시 너무 맛있어요^^
작년만 해도 요녀석들 돌봐줄 사람이 필요했었는데 이제 시현이가 동생들 잘 데리고 놀아주네요
남자의 힘이 필요한 속 버무림에는 올해도 어김없이 저와 매제가 땀을 뻘뻘 흘리면서 치댔습니다
정확히 계량으로 한번에 하면 좋은데 열심히 치대 놓으면 이게 빠졌다고 더 넣고 또 섞으면 이걸 더 넣야 한다고 하고...
제발 한 번에 끝내게 해주세요^^
올해는 배추 농사도 잘 되고 양념도 이렇게 빛깔이 고운게 김치가 맛있을 것 같습니다
워낙 양이 많으니 이렇게 앉아서 작업할 수 있도록 임시 작업대를 만들어서 합니다
올해는 두 세집이 빠져서 사람이 별로 없네요
올 겨울 일용할 양식...ㅎㅎ
맛있겠죠?
시간이 갈 수록 김치통들이 채워집니다
가마솥은 아니지만 마당 한켠 큰 솥에서 김장에서 빠질 수 없는 수육이 끓고 있습니다
소주와 함께하는 수육이 얼마나 맛있던지...
역시 김장에는 이게 빠질 수 없죠~
촉촉하니 고기가 살아있습니다
시현이와 채윤이도 나와서 한 입 거드는군요
얼마나 잘 먹든지...ㅎㅎ
본가 김장을 먼저 마치고 2주 후에는 더 남쪽에 있는 처갓집 김장에 다녀왔습니다
갈때는 비가 와서 걱정했는데 김장 하는 날이 너무 좋았어요
올해는 양가 김장하는 날을 잘 받아서 잘 했네요
먹느라 정신없어서 사진을 못찍었는데...ㅎㅎ
올해 장모님표 수육도 맛이 아주 좋았습니다
막걸리 잘 안먹는데 안주가 너무 좋아 또 폭풍 흡입해버렸어요 ㅎㅎ
시현이와 채윤이는 사진도 못찍었네요
어찌나 언니 오빠들 하고 잘 놀던지 말이에요
조카인 예진이도 컸다고 올해는 한 몫 거드네요 ㅎㅎ
빈통만 가지고 내려갔는데
또 트렁크 가득히 싣고 올라왔습니다
딸들이 시집가면 도둑이란 말이 딱 맞아요
그럼 저도 공범이 되는 건가요? ㅎㅎ
사실 김치냉장고도 없고 김치를 그렇게 많이 먹지 않아 양가 김장에 왔다갔다 하는 시간과 비용을 따지자면 사먹는게 낫죠
그래도 이렇게 직접 농사지은 배추와 고추가루로 가족들과 함께 하는 소중한 문화는 단순히 경제 논리로는 따질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또 슬프지만 김장 할 날이 해온 날 보다 적을것이고요...
그래서 양가 부모님들이 건강이 허락하는 한 열심히 다녀보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