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연속 캠핑...4일만에 가는 캠핑이라 지난 주 캠핑 다녀와서 짐도 안내렸습니다 ㅎㅎ
작년 5월을 합소를 마지막으로 다녀온 이후로 거의 1년만에 다시 들르게 되었습니다
지난 주 캠핑 이후로 채윤이는 중이염, 시현이도 감기에 걸려 좀 걱정이 되었지만 한달 전에 예약하고 약속했던 지원이네 가족과의 캠핑이라
일단 가보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일찍 출발한 건 계곡 옆에 소나무 아래의 자리를 맡고 싶었거든요
자리가 좋으니 장박하시는 분들도 많고 먼저 오시는 분들에게 밀려 그동안 저희에게는 기회가 없었습니다
합소를 몇 번 갔었지만 항상 금요일 밤에 도착하니 맨 끝자리 밖에 없더군요
소나무 숲 사이에 사이트를 만들고 해먹도 걸어주고 싶어 시현인 유치원도 안보내고 큰 마음 먹고 휴가까지 내었습니다 ㅎㅎ
아이들 걱정이 되어 아침에 소아과에 들렀다 바로 출발 했습니다
매번 네비가 알려주는데로 서울-춘천고속도로만 이용했었는데 합소에서 장박을 자주하는 회사 동료가 가르쳐준 국도로 가봅니다
한 15~20분 정도 차이는 나지만 한강을 끼고 달리다가 산길을 넘어가는 코스도 있고 드라이브 하기 좋더군요
가다가 과일 좀 사려고 옥천에 있는 마트에 들렀습니다
아...여기서는 냉면을 먹어야 하는데...냉면이 눈앞에 어른거렸지만 억지로 기억 저편으로 쑤셔넣고 출발합니다
길가에 벛꽃 나무가 심어져 있던데 조금 더 크면 아주 이쁠 것 같습니다
저희가 도착할 무렵 지원이네 가족도 도착했습니다
시현맘을 통해 이야기를 많이 들은지라 처음뵈어도 자주 만났던것처럼 반갑네요
오후에 한때 비가 온다고 하더니 사이트 설치가 끝나니 여우비가 오네요
시현이가 그렇게 타고 싶어하던 해먹도 걸어줍니다
요즘 나무 있는 캠핑장이 드물거나 나이 어린 나무들이 많아 해먹 걸기가 쉽지 않네요
캠핑 따라 다니느라 중이염까지 걸린 채윤이...
미안하다...최연소 캠퍼의 길이 쉽지는 않구나
바람도 불고 날도 아직 조금 쌀쌀해서 나오지도 못하고 유모차 안에만 두었더니 답답해 하네요
'날 내버려 둬~~~ 왜 나를 데리고 다니면서 개고생시키냐고~~~"라고 외치는 듯 합니다
한살 아래인 지원이는 '언니~ 언니'하면서 쫓아댕기는데 시현이가 까칠하게 나와서 제가 더 미안하더군여
인성교육이 필요한 우리 큰 딸...
아직 유치원에서 배울게 많네요 ㅎㅎ
오랜만에 만난 두분은 그 동안의 한이라도 풀 듯 이야기 꽃을 피웁니다
지원이네는 오늘이 공식적인 첫 캠핑인데 지원 아빠가 캠핑공부도 많이 해서 차곡차곡 완벽하게 준비 잘 하셨네요
산골이라 역시 밤이 빨리 찾아옵니다
오늘 저녁은 조개구이와 목살구이...
지원이네가 오전에 수산물시장에서 조개를 사왔다는데 싱싱한게 오랜만에 먹으니 너무 맛있네요
조개구이를 먹고 우리가 가져온 목살을 구우려고 찾으니....헉...없.습.니.다...ㅠㅠ
일부러 맛있는 고기집에서 산건데 아침에 냉장고에서 챙기다가 빼먹었네요
부랴부랴 차를 가지고 가까운 정육점에서 사오긴 했는데 맛이 떨어집니다
고기 아끼려고 빼 놓은거 아닙니다...맛있는 고기 대접하려 했는데 미안하게 되었습니다^^
장작도 좋은 장작이라고 추천받아 일부러 인터넷 주문해서 무겁게 싣고 왔더니 장작도 덜 말라서 잘 안타고...
이번 캠핑 준비상태가 영 맘에 안드네요... ㅠㅠ
밤에 같은 회사 동료인 민서네도 도착했습니다
별일 없으면 매주 이곳에 오는 진정한 캠핑 가족입니다
작년에 아이들이 하루 시현이와 놀아줬는데 시현이가 오래 기억이 남았는지 언제 언니 오빠 오는지 계속 묻더군요
아침에 만나 처음엔 서먹해 하더니 언니가 잘 놀아주니 언니 쫓아다니느라 정신 없네요 ㅎㅎ
아침에 먹은 숯불 삼치구이에요
조개 살때 함께 사오셨다고 하네요
싱싱해서 그런지 비린내도 안나고 두툼한 살이 부드럽고 맛있네요
아침에 이 정도면 만찬이지요 ㅎㅎ
밤에 공기는 아직 차갑네요...시현맘은 산골이라 그런지 지난 주에 갔던 연천보다 더 춥게 느껴진다고 하네요
어른들은 괜찮은데 아이들에게는 아직 무리였나 봅니다
채윤이가 아침에 콧물도 더 나오고 기침도 심해져서 시현맘이 오늘 하루 더 지내는 걸 불안해 합니다
2박3일 일정인데 하루 일찍 철수하면 안되냐고 조심스럽게 묻네요
처음에는 그냥 웃어 넘겼지만 콧물 흐르고 기침하는 아이들을 보니 마음이 편치 않네요
부모 잘못만나(?) 태어난지 6개월만에 주말마다 캠핑 난민촌을 전전하는 불쌍한 녀석입니다^^
난민 배식시간...먹어야 산다...
시현이는 계곡을 오르내리며 언니 오빠랑 모래놀이 하느라 엄마 아빠는 찾지도 않아요...얼마나 고마운지...^^
지원이네도 집에 행사가 있어서 1박만 하고 저녁에 돌아간답니다
아무래도 오늘 저녁 무리하면 다 병날 것 같아서 시현맘과 아이들은 집에 데려다 주고 저는 다시 돌아와 내일 철수하기로 했습니다
시현이도 집으로 돌아가기 전에 하루 종일 재미있게 놀아준 민서언니, 지원이와 기념사진...찰칵...
오후 5시 40분에 출발했는데 집에 내려주고 캠핑장에 다시 도착하니 8시가 되었네요
빛의 속도로 달린건 아니고요 다행히 토요일인데도 불구하고 차가 안막히네요
돌아오니 아무도 없는 사이트가 너무 어둡고 쓸쓸해 보여서 불도 피우고 라면 하나 끓여봅니다
헐...이걸 진정 제가 끓인 라면이란 말입니까?....집에선 왜 이런 맛이 안날까요...정말 꿀맛이네요
결혼 전에는 혼자 있는 걸 일부러 즐기고 좋아해서 누가 옆에 있는 걸 싫어할 때도 많았는데....
이제 혼자인게 더 어색하고 낯설게 느껴집니다
아...제 자유로운 영혼이 길들여졌나 봅니다..ㅠㅠ
혼자라면 홀가분하고 자유로울 것 같았는데
시현맘과 시현이와 채윤이는 뭐하는지...머리 속은 가족 생각에서 자유롭지 못하네요
오지 캠핑이라면 덜 할텐데, 옆집 윗집 아랫집 모두 가족이 함께하는 캠핑장이라 더 그런 것 같습니다
회사 동료인 민서 아빠가 자기 사이트로 놀러오라고 해서 저녁 먹고 건너 갔습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하면서 한잔 두잔...
덕분에 혼자 외롭지 않게 즐거운 밤을 보냈습니다
이제 마지막 장작이 자신의 모든 것을 태워가며 마지막 절정의 붉은 빛을 내뿜고...
내일을 위해 인사를 하고 자리에서 일어섭니다
돌아오는 길에 보름달에 비친 우리집... 오늘따라 아늑하게 느껴지네요
어젯밤과 다름없지만 옹기종기 붙어있던 가족의 온기가 없어서인지 더 춥게 느껴집니다
혼자이니 간단하게 야전침대에 침낭 하나로 자기로 합니다
새소리 물소리에 잠을 깹니다
알람에도 새소리 물소리는 있지만 실제 듣는것과는 차원이 틀리네요
힘내서 혼자 철수하려면 배를 든든히 채워야죠
지원네가 주고 간 황태국밥으로 아침준비를 합니다
마지막 남은 장작에 불도 붙이고...
황태국밥과 영양 에그프라이로 균형잡힌 아침 식사...ㅎㅎ
아침 식사 후 따뜻한 불가에서 부드러운 바람을 맞으며 커피 한잔에 심호홉...
잠시 앉아서 하늘 몇 번 쳐다봤을 뿐인데...시계를 보니 한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렸네요
항상 느끼는 거지만 캠핑장에는 시간 도둑이 있나봅니다
어제 못다한 산책...캠핑장을 한바퀴 돌아봅니다
작년에 왔을 때보다 캠핑장이 좀 줄었네요
캠핑장과 철책을 사이에 두고 뭔가를 열심히 짓던데 나무가 일렬로 늘어선 것을 보니 캠핑장 사이트 같기도 하고....
혼자 설거지 하고 주방까지 정리하려고 하니 시간이 많이 걸리네요
보통 2시간 정도 걸렸는데 쉬염쉬염 하긴 했지만 3시간 가까이 걸린것 같습니다
이렇게 가족캠 + 솔캠을 마무리 했습니다
참 좋았던 사이트
4월에는 조금 춥고 5월부터는 그늘이 져서 타프도 필요없고 참 좋을 것 같네요
하루 저녁 떨어져 있었는데 가족들 보고 싶네요
가족들이 기다리건 말건 보고 싶은 가족들에게 달려 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