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에 처음 입문해서 어떤 캠핑장을 갈까 기웃거릴때마다 빠지지 않고 추천되던 곳이 합소오토캠핑장입니다
한달에 한번 정해진 시간에 인터넷으로 신청해야 하는데 사람인지라 신청일을 잊기도 하고 둔한 클릭질에 예약 경쟁에 떨어져 좌절도 하다보니 여기는 나와는 인연이 없는 곳이가 보다 한동안 들여다 보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데 회사에 새로 입사한 분도 캠핑을 한다고 해서 같이 얘기하다보니 이만한 캠핑장이 없다고 텐트 설치해 놓고 매주마다 여기만 간다고 하니 다시 호기심이 솟아 오릅니다
그리하여 지난달에 신청일에 빨간색으로 동그라미 쳐놓고 100일 기도하는 마음으로 비우고 집중력과 광속
클릭질의 조화로 이번주 예약에 성공했습니다
기쁨을 표현하자면 추첨으로 시현이 유치원 합격한 느낌이랄까요 ㅎㅎ
목요일 일찍 들어와서 장보고 어마어마한 짐들도 테트리스 신공을 발휘하여 짐도 새벽1시까지 적재 완료합니다
지하철을 안 좋아해 출퇴근은 주로 버스나 차를 이용하는데 금요일 퇴근 후 정시에 가야겠다는 일념으로 지하철까지 타고 집으로 오자마자 서둘러 출발했는데도 9시네요
이용할때마다 높은 통행료로 욕나오는 서울-춘천고속도로를 이용하니 1시간만에 도착하는 착한 거리에 위치해 있습니다
10시에 도착했는데도 벌써 좋은 자리들은 다 차고 뒷쪽에 몇자리만 남았습니다
이번에 새로 나무 심고 경계석을 만들어 사이트마다 구획을 표시했는데 대형텐트에 타프까지 칠 수 있는 넉넉한 공간입니다
바닥도 파쇄석이라 물빠짐도 좋고 깨끗합니다
먼저 텐트설치해서 시현이 재우고 타프까지 치고 정리 끝내니까 12시 30분정도 되네요
캠핑만 나오면 충만해지는 감수성으로 따뜻한 차 한잔하며 별들과 대화를 하려고 하늘을 보니 잔뜩 흐려 별이 하나도 안보입니다
한 30분 멍때리기 하다가 산속이라 추워져서 분위기고 뭐고 텐트로 기어들어 갔습니다
늦게 자도 캠핑오면 더 일찍 눈이 떠집니다
일어나자 마자 다시 충만해지 감수성으로 커피한잔 하려고 펄펄 끓입니다
이때 이곳을 적극 추천해준 회사 동료분이 가족과 산책하다 저를 찾으셨네요
물론 저를 한번 본 분들은 쉽사리 잊으려 해도 지워지지 않을만큼 특이한 체형과 강렬한 인상을 가지고 있어서 저를 찾기는 어렵지 않죠
같이 차한잔 하며 캠핑장 정보와 장비 이야기좀 하다보니 8시가 넘었습니다
있다가 다시 만나기로 하고 아침 준비를 하려는 찰나 시현이와 시현맘이 부시시한 얼굴로 기어나옵니다
그러더니 밥을 안해놨다고 언제 할꺼냐고 화를 내더군요
순간 농담인지 진심인지 3초간 육감을 총동원해서 상황을 판단해보니 진심으로 뱉은 말이었네요
황당하고 어이없지만 순간적으로 당한 일격이라 반격도 못해보고 입으로는 회사 동료와 이야기하다 그랬다는 구차한 변명을 이미 중얼거리고 있습니다
배고프면 못참고 신경이 날카로워지는 기아 히스테리 중후군이 있긴 하지만 가끔 당할때마다 황당하긴 합니다
쌀 씻는다며 가고 전 이번 캠핑부터 새로 개발한 메뉴인 숯불 생선구이를 위해서 불을 피웁니다
집중하며 숯에 불을 붙이고 벌게진 숯을 보니 벌렁되던 가슴이 가라앉습니다
캠핑은 모든것을 용서케하고 마음을 정화시킵니다 ㅎㅎ
오늘 준비한 생선은 고등어...정성을 다해 굽습니다
쌀 씻다 이분도 마음을 정화했는지 제정신으로 돌아오십니다
5분 떨어져 있었는데 시현이가 반겨줍니다
열심히 고루고루 뒤집은 보람이 있습니다...맛있다고 캠핑다녔던중 최고의 아침이었다는 칭찬도 들었습니다
아침 식사 후 벌어지는 이시현 패션쇼...
우리 딸이 완벽한 얼굴인줄 알았더니 선글라스를 걸치지 못하는 코를 가졌네요..ㅠㅠ
아침 식사 후 커피 한잔의 여유...
1회용 플라스틱 커피잔에 뜨거운 커피를 내리니 환경호르몬도 같이 흘러내리는 느낌입니다
Snow Peak 티타늄컵 지름신도 흘러내립니다
컵하나에 9만원밖에 안합니다...ㅠㅠ
모래놀이 한다고 자리 잡더니 흙에 물 부어달라네요...진흙놀이가 될 것 같아서...
산책하고 계곡으로 물놀이 가자고 꼬셔서 나가봅니다
요게 입구...
입구를 따라 들어오면 오른쪽에 건물이 보입니다...2층은 민반 1층은 화장실과 세면장으로 쓰입니다
샤워해보니 뜨거운 물도 콸콸 잘나옵니다
차길은 오른쪽 계곡사이트쪽부터 돌게 되어있고요 왼쪽에 보이는 건물은 개수대 및 세면장
개수대, 세면장, 화장실등을 어찌나 깨끗하게 관리하시던지 틈만 나면 청소하시는데 말붙이기도 미안할만큼 정말 집중해서 청소하시더군요..ㅎㅎ
개수대에서는 지하수를 바로 연결한 식수도 얻을 수 있고요 세면장은 어린이용을 두개나 설치해 놓을만큼 많은 부문을 신경쓰셨네요
맛없다면서 계속 먹습니다...TIO복숭아맛 홍차
계곡쪽 사이트는 나무도 울창해서 시원하고 해먹도 걸수 있는 명당이네요
공대신 돌시구로 계곡 물놀이를 시작합니다...개념돌....
물레방아 돌리기
미어캣 놀이...
물빠진 독에 물 기르는 콩쥐팥쥐 놀이....
마트에 가서 아이스크림 사서는 회사 동료분 사이트로 놀러갔습니다
세헌이와 민서 년년생인데 착하고 말도 이쁘게 잘 하고 둘이 우애있게 잘 노네요
막내가 엄마 아빠보다 오빠를 더 좋아한다니 드라마에서만 보던 가족같습니다
윗쪽 계곡
아랫쪽 계곡...계곡을 사이에 두고 오른쪽 건너편에 다른 캠핑장도 있습니다
언니랑 오빠가 시현이와 잘 놀아줍니다
언니의 일거수일투족 감시...
계곡앞에 자리잡은 김차장님 사이트...명당입니다...앞으로 3주간 계속 이자리에 텐트만 두고 몸만 주말에 왔다간다 한답니다.
여름 성수기 전에는 주말에만 개방하고 주중에는 개방안하는 캠핑장 특성상 가능한 일이죠
철수할때 보니 대부분이 붙박이 캠퍼들인지 계곡쪽 사이트들은 거의 철수하신 분들이 없나봅니다
확인은 못했지만 연단위 장박도 가능하다는 얘기도 들어본것 같습니다
우리 집으로 돌아옵니다
씨에스타...
졸린 눈으로 구름빵 감상...
집에서 떡볶이 몇번 했었는데 내가 한 떡볶이는 더이상 안먹겠답니다
떡볶이 양념이 쉬워보여도 까다롭습니다
그래서 이번엔 떡볶이 양념을 사와서 했더니 맛있답니다...자존심에 스크래치..
다음번엔 다시 저만의 비법으로 해찬들에게 도전하겠다고 외쳤더니 안먹겠답니다...ㅠㅠ
떡볶이 먹고는 모두 본격적인 낮잠...7시가 되어서야 일어나 남들은 벌써 먹고 치울때 저녁준비로 분주합니다
저녁은 목삼겹 바베큐...
오랜만에 만난 친구...오늘의 술친구는 배씨집안의 산사춘
어둠이 찾아오며 캠핑장의 분위기는 절정으로 넘어가고 렌턴불빛은 특유의 색으로 매력을 발산합니다
김차장님 가족들이 놀러왔습니다
캠핑장에 만나면 처음이지만 금새 가까워집니다
시현이는 이제는 스스럼 없이 언니 오빠들을 텐트안으로 끌어들여 엄마 아빠놀이를 시작했습니다
불속에서 고구마도 익어가고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오고갑니다
가족끼리도 좋지만 사람이 늘면 즐거움도 늘어납니다
뒷정리하고 나니 또 12시가 넘어갑니다
텐트로 기여들어가 또하나의 즐거움인 영화한편 보려고 하는데 틀어놓고 잠들어 버립니다
여유있게 책도보고 영화도 보는 캠핑은 아이가 다 자란후에 가능한 일인것 같습니다
또 눈이 6시에 번쩍 뜨입니다
등산화로 갈아신고 카메라 울러매고 유명산으로 걸어가봅니다
유명산자연휴양림 입구까지는 500미터정도 되는것 같습니다
휴양림 입구에 들어서자 키큰 나무들이 쭉 늘어져 있는 것이 보기 좋습니다....공간마다 테이블이 놓여있는데 도시락도 먹고 휴식도 하는 곳인가 봅니다
이곳도 야영장은 있지만 데크로 되어 있고 데크간 간격이 좁네요
화장실도 멀어 화장실 가는 길도 고통스러울것 같습니다
불놀이도 금지니까 단지 숲이 좋으신 분들만 이용하시면 되겠습니다
내려오니 어비계곡을 따라 펜션과 캠핑장들이 늘어서 있습니다
인터넷으로만 보던 낯익은 캠핑장 이름들이 보이네요
한시간 반의 운동을 끝내고 배고픔에 아우성치는 맹수들이 깨기전에 사이트로 돌아와 아침 준비를 마침니다
일어나자마자 밥을 들이미니 웃음으로 화답을 해줍니다
먹는건 정말 중요합니다
서울에서 가깝다보니 모처럼 여유있게 철수하면서 점심으로 메밀국수까지 해 먹고 나옵니다
시현맘은 이곳이 무척 맘에 드는지 또 오자고 합니다
시현이는 물어보니 맘에 안든답니다
이유는?
우리가 자리 잡은 곳은 나무를 새로 식재하여 해먹을 금지해서 해먹을 못걸어 주었더니 이 캠핑장이 맘에 안든다네요
명쾌합니다
유명산 아래 계곡옆 울창한 나무숲 아래의 넓은 사이트
서울에서 가깝고 편리하고 깨끗한 시설들
가족단위의 조용한 분위기...
소문대로 많은 것을 만족시켜 주는 좋은 캠핑장이네요
저처럼 금요일 늦게 가는 사람들은 계곡옆의 사이트는 꿈도 못꾸겠지만
다음달 예약을 위해 사이트 열리는 시간에 클릭할 준비를 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