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단관극장인 서대문아트홀이 48년 동안 자리를 지키다 문을 닫았습니다
이곳도 대형 멀티플렉스 극장들의 난립에 더는 버티지 못하고 임대공연홀로 바뀌었답니다
그러다 실버전용 극장을 운영하는 허리우드 클래식의 김은주 대표에 의해 단돈 2000원으로 영화 한편을 볼 수 있는 실버영화관으로
운영되었습니다
건축주가 당분가 재개발을 없다고 해서 청춘극장을 표방하며 야심차게 지난 해 4억을 들여 리모델링을 했다는데 불과 1년만에
강제로 떠나게 되었다니 안타깝기 그지없네요
노령화가 되면서 여유가 없는 노인분들을 위한 문화공간이 많지 않은데 자본주의의 손길은 피해가지 못하는군요
서대문아트홀이란 마지막 이름을 남겼지만 처음엔 화양극장으로 명성이 자자했다고 합니다
특히 80년대 홍콩영화의 붐이 일어날때 홍콩 영화 수입사와의 친분으로 독점할 때가 전성기였답니다
영웅본색, 영웅본색2, 천녀유혼, 예스마담등을 개봉할 때는 심야까지 매진되고 관객의 항의로 새벽2시까지 편성했었다니 대단하죠
거의 매일 이 앞을 지나다니긴 했는데 이 극장에서 영화 본 적은 없습니다
다만 가끔 지나다니며 요즘 보기 힘든 손으로 그린 극장 간판이 걸릴때는 어릴 적 친구들과 다니던 극장 생각이 나더군요
사실 이 건물은 동료들 사이에서는 극장으로 불리운게 아니라 극장 1층에 있던 서대문족발집과 장호왕곱창 김치찌개집으로 불리웠습니다
극장보다 이 두 음식점이 맛집으로 유명했거든요
족발집은 뒤에 있는 더 깨끗한 건물로 옮겨갔지만 시끌시끌 한 곳에서 하루의 피로를 풀어줄 막걸리잔을 기울이던 그 맛은 안 날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니 노인분들만 문화공간을 잃은 것이 아니고 직장인들도 점심 맛집과 좋은 술안주집을 잃어버렸네요^^
극장이 사라진 자리에는 멋진 관광호텔이 들어선다고 합니다
큰 신규 빌딩들이 속속 들어서면서 스카이라인과 주위 환경이 깨끗이 변하는 걸 반기는 분들도 많지만 서민 특유의 냄새가 사라지는 것
같아 개인적인 아쉬움은 크네요...